본문 바로가기
자산관리 (Wealth Management)

재무설계는 잔소리다

by 플랜닥 2016. 11. 24.

잔소리

난 장남으로 태어나서 그런지 항상 잔소리를 듣고 살았다. 고입 다음은 대입이었고, 그 다음은 취업, 그리고 늦은 결혼 등 이 모든 것에 대한 관심은 잔소리로 다가왔고 어깨를 누르는 부담이었다. 분명 내 인생인데 남이 결정하는 기분이었고 일탈의 충동속에서 살았다. 무기력증에 시달렸고 직업선택도 자유롭게 하고 싶었다. 인생을 내가 결정하고 싶었고 굴레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재무설계는 잔소리다
 
자산현황을 파악하고 기대수익률을 추정한다. 자산배분을 통한 기대 수익률과 결과인 실현 수익률을 비교한다. 이렇게 진행하는데 상당수 고객들이 관리할 자산이 없다고 항변을 한다. 나중에 모아서 해보겠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자산관리가 어려운 경우엔 재무설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재무설계를 통해 삶의 큰 그림을 그린 후 미래를 예측하면 자산형성이 자연스러워 진다. 목표가 생기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소득과 지출이라는 두가지 경제활동을 한다. 두가지 활동의 금액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어느 시기는 돈이 남거나 또 어떤 시기엔 돈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소득과 지출이 항상 동일한 사람도 있다. 버는 족족 써버리는.. 정말 잔소리가 필요한 경우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잔소리를 많이 듣고 자란 내가 이제는 같은 내용으로 잔소리 하는 직업을 가졌다. 돈이 모이는 잔소리 즉 재무설계이다.
 
 
 
 
재무설계의 모태
 
재무설계를 모태가 되는 것은 1960년대 경제학자인 앤도, 모딜리아니, 부룸버그 등이 연구한 라이프사이클 소득 가설이다. 일반적인 패턴에 따라 저축가능액이 발생하기도 하고 가계수지가 마이너스인 상황이 오기도 한다. 미국과 한국의 차이 즉, 부동산, 투자환경, 문화적 차이를 지적할 수 있으나 어차피 개개인은 모두 다른 라이프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출처 : 금융감독원]

 
라이프사이클
 
일반적인 라이프 사이클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청년기이다. 미국의 경우 대학 입학 또는 취업과 함께 부모를 떠난다. 한국의 경우 미국보다 좀더 늦게 재정적, 정서적 독립을 이룬다. (서른살 보고 애라고 부르는 나라이다.) 첫번째 직장을 가지고 고정적인 수입이 발생하면 소비가 과도하게 증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재무설계의 기본적인 구조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첫 단추가 잘 끼워질때 나머지가 쉽다는 격언이 통용되는 시기이다. 
 
둘째, 가족 형성기이다. 늦게는 이 시기 부터 원가족으로 부터 재정적 독립을 이루는 경우도 있다. 결혼을 하면서 시작되는 시기인데 단순한 수익률이 아닌 진정한 재무설게가 필요한 시기이다. 수입이 늘고 재무목표를 수립할 때 가족 구성원간의 협의가 가장 중요하다. 가정내의 예산 수립과 함께 2세의 양육계획, 자녀교육 및 주택마련 그리고 노후까지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재정계획의 큰 뼈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셋째, 자녀 양육기이다. 신혼이 끝나고 자녀가 태어나면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들어선다.  아이를 키워야 하는 환경의 변화는 가정이 시스템으로 완성되는 시기이다. 예측치 못한 비용의 증가로 당황 할 수도 있고, 양육의 스트레스가 가정의 부담으로 다가 올 수도 있다. 또한, 자녀의 출생으로 인해 재무적 이슈가 변경된다.
 
넷째, 자녀 성장기이다. 자녀가 성장하여 청소년이 되는 시기인데 급격한 감정변화와 독립에 대한 욕구를 부모가 받아들여야 한다. 자녀는 외부활동을 중시하게 되고 부모는 중년을 맞이하게 된다. 한국의 경우 직업상의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자녀 양육과 함께 부모의 부양이 겹치기도 하고 자녀교육비가 집중된다. 여러모로 돈 나갈일이 많은 시기이다.
 
다섯째, 가족 축소기이다. 아이가 성장하여 유학을 가거나 결혼을 한다. 시스템화 된 가정은 구성원의 일부를 밖으로 내보내고 부모도 성인,  자녀 역시 성인인 시기가 된다. 또한, 원가족 부모의 사망을 준비해야 한다. 자녀 대학교육자금과 함께 결혼자금이 필요한 시기이다. 또한, 노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완성되어야 한다. 가장 지출이 치열한 시기이다.
 
여섯째, 은퇴 및 노후기이다. 가정의 주수입은 사라지고 노후생활이 시작된다. 신체적 정서적 건강을 돌보아야 하는 시기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일을 해야 생계가 가능한 계층의 비중이 높다. 평균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재무설계의 최종 목적이 이 시기를 준비하는 것이다. 갑작스런 의료비에 대비해야 하고 일정한 생활비가 확보되어야 한다. 또한 상속할 자산이 있는 가정의 경우 그 준비가 완성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이혼과 재혼, 자녀의 유무 등의 이유로 더욱 다양한 구간을 나누고 있기도 하다.
 
 
 
 
차이점
 
위의 순서 중 앞부분은 내가 부모님께 들었던 잔소리의 순서와 일치하지만 큰 차이가 있다. 부모님은 하나가 끝나면 또 다른 하나를 말씀하셨다. 그러나 잔소리가 직업인 나는 이 모든 잔소리를 한꺼번에 한다. 이자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과거 높은 이자율의 시대에는 하나가 끝나면 또 다른 하나 예를 들자면, 주택구입이 완료되면 자녀 대학교육 자금, 교육자금이 끝나면 결혼자금 이런 식으로 준비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불가능하다. 주택가격도 교육비도 결혼자금도 비싸고 실질이자율은 마이너스이다. 투자를 해서 수익률을 끌어 올려야 하는데 투자수익의 원천은 수익률이 아니라 기간이기 때문이다.
 
 
 

 

주도권을 가진 세대
 
순차적 잔소리 세대 보다 인생전체를 조망하는 재무설계의 세대가 더 나은점이 있다. 젊은 시기 부터 삶을 스스로 계획하여 의미있고 만족스런 삶으로 승화시킬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 가족을 이루었을때 책임감이란 어떤 것인지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세대야 말로 삶에 대한 주도권을 가진 세대가 될것이다. 난 어릴쩍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이제는 남들이 굴레를 벗어나게 끔 잔소리 해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천직인가 보다.